
오늘 티파니와 함께 촬영한 소감은 어때요?
성훈 예전에 뉴욕에서 공연을 했는데, 그곳은 만석이 되면 아티스트에게 작은 티파니 선물을 줘요. 그때부터 이 브랜드를 좋아하게 됐는데, 착용하고 화보를 찍으니 기분이 너무 좋네요. 제가 좋아하는 건 브랜드의 헤리티지가 담긴 티파니 T 컬렉션입니다.
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두 번째 월드 투어 ‘FATE’를 하고 있죠. 올해 초 교세라 돔 입성에 이어 곧 도쿄 돔과 미국 스타디움 공연을 앞두고 있다고요. 4세대 K팝 그룹 중 역대 최단기간 돔 입성이라는 기록을 갱신한 기분은 어떤가요?
성훈 너무 좋죠! 오사카 교세라 돔 공연 때도 우리가 과연 여길 다 채울 수 있을까 싶었는데, 꽉 찬 객석을 보니 마음이 벅차올랐어요. 어깨도 좀 올라가고.(웃음) 도쿄 돔과 미국 스타티움 공연도 정말 기대돼요.
무대 위, 어마어마한 돔을 채운 관중 앞에 있으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네요.
성훈 저는 긴장을 많이 하는데, 신기하게도 무대 올라가기 직전에 함성 소리가 들리면 긴장이 탁 풀려요.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상상할 때는 되게 긴장되는데, 무대 올라가기 직전엔 소름이 쫙 돋으면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죠.
월드 투어로 여러 지역을 다니며 기억에 남은 도시가 있어요?
성훈 나고야와 뉴욕. 어릴 때 나고야에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공연하러 가니 감회가 새로웠어요. 그리고 뉴욕은 브로드웨이에 직접 서 있으니 ‘내가 진짜 뉴욕에 있구나’라는 실감이 나서 기억에 남아요.
동갑내기죠? 둘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요?
성훈 세상에서 제일 친한 동갑내기. MBTI까지 똑같아요.
제이크 엇, 저도 그렇게 말하려고 했는데!(웃음) 제 BFF예요. 동갑내기에 성격이 똑같아 서로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싫어하는지 너무 잘 알아서, 이해가 잘돼요. 성격이 반대여야 재미있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, 그것도 맞지만 성격이 비슷하면 서로 더 이해하고 배려도 잘해줄 수 있어요. 친해질 수밖에 없는 사이입니다.(웃음)
어릴 땐 어떤 아이였어요? 성훈은 일찌감치 피겨라는 길을 찾았고, 제이크는 바이올린과 수영 등 여러 경험을 두루 해본 어린이였을 때.
성훈 엄청 소심한 아이. 친구도 되게 친한 몇 명만 있었어요. 사실 부모님이 그래서 운동을 시킨 거예요.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또래 친구들이랑 몸도 부딪치며 놀아보라고. 하다 보니 저랑 더 잘 맞는 종목인 피겨를 하게 됐지만요.
그때를 생각하면 어렴풋한, 그러나 강렬한 기억이 있나요?
성훈 아이스하키를 맨 처음 배울 때, 가자마자 선생님 앞에서 엄청 울었어요.(웃음) 그리고 처음 골을 넣었던 기억이 나네요. 펜스 밖에 있던 팀원들 그리고 코치님과 하이파이브하던 기억이 생생해요. 영화 <슈퍼맨> OST로 짧은 안무를 해서 처음 피겨 급수를 땄던 기억도 선명하고요.
성훈은 주니어 피겨 선수로 먼저 알려졌죠. 반평생 함께한 피겨를 내려놓고 아이돌이라는 다른 일을 하는 데엔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. 제이크도 어린 나이에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호주를 떠나오는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고요. 어떻게 용기 내서 이 일을 하게 됐나요?
성훈 사실 피겨를 하던 중에 캐스팅 제의가 여러 군데서 왔어요. 처음엔 갈 마음이 없었는데 빅히트에서 꾸준히 연락을 주셨고, BTS 선배님들의 활약을 보며 마음이 움직였죠. 그래도 오래 해온 피겨를 포기할 순 없어 한동안 병행하다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게 되면서 마음을 굳혔어요. 사실 피겨는 혼자 하는 고독한 운동이에요. 그런데 연습생 생활을 하니 너무 재미있더라고요. 또래 친구들과 지내고, 춤이랑 노래 배우는 게. 그래서 이 일을 택했어요.
데뷔 3년 차인데, 얼마큼 성장한 것 같나요?
성훈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, 데뷔 초 때를 생각하면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. 퍼포먼스나 보컬 면에서도 그렇고, 오늘처럼 화보를 찍을 때도 표정을 쓰는 게 좀 더 능숙해졌죠. 저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.
둘에게 성장이란 어떤 의미인가요?
성훈 그 당시에는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뒤돌아보면 딱 내가 어느 정도 자랐는지 알 수 있는 것. 피겨도 똑같아요. 어느 날 갑자기 안 되던 점프가 되는 순간이 있죠. 그럴 때면 그간 노력했던 과정이 스쳐 지나가요.
지금은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?
성훈 시상식에서 대상을 한번 타보고 싶어요. 그 해에 가장 최고였던 아티스트에게 주는 상을요.
성훈은 스포츠 선수 출신이라 그런지 딱 목표가 있네요. ‘우승!’ 같은 느낌으로.
성훈 하하하. 맞아요. 그리고 BTS 선배님들처럼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. 선배님들이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시고, 노하우도 얘기해주셔서 정말 힘이 돼요.
둘은 무엇을 믿나요?
성훈 저는 절 믿고 싶지만 못 믿을 때가 많아요. 그래서 부모님을 믿습니다.(웃음) 여태까지 보면 부모님 말씀이 틀린 게 하나도 없었어요!